불안에 대하여

불안장애, 공황장애가 뭔가요????[3편]

세상을 이기는 자 2009. 6. 26. 14:28

병원에 갔다.

시계를보니 약속시간 30분도 전이다.

문 앞에서 서성대는걸 보고는 간호사가 들어와서 기다리라 한다.

차 한 잔 마시며 책을 본다.

시간이 5분 전이다.

 

오늘부터 면담한다고 하셨는데 어디로 가죠??

네^^...기다리시면 오십니다.  하는데 오셨다.

 

안녕하세요^^

네..일찍오셨네요^^...이리 오세요...

그렇게 교수님과 첫 면담을 시작한다.

치료라길래 무지 겁먹었는데, 어릴적 뭐했고, 부모님은 어떻고...뭐 이런거만 물어보신다.

그래도 대답은 꼬박꼬박한다.

그렀게 하다보니 한시간이 훌쩍 지난다.

자...오늘은 정리합시다.  그러니까, 본인은 이러저러했군요.  이 번 한 주는 뭐에 대해서 한 번 생각해보세요.

하고는 한 마디를 툭~! 던지시는데, 이상하게 간이 쿵~ 하고 떨어지는거 같다.

자...처방전 받읍시다.  하시며 처방을 해주시며 약을 먹으니 어떻던지 꼬치꼬치 캐묻는다,.

다 대답 꼬박고박한다.

그래요.. 그럼 약을 한 개만 더 넣을게요.  하시더니,

약 이름과 용량, 복용법, 교수님 성함과 연락처를 종이에 적어주신다.

급할 땐 언제든지 연락하라신다.  맘이 든든~~하다.

특히나 약은 식 후 30분 되어 있지만, 상관없이 일정 시간에 먹어라고, 그것도 꼭~!! 빼먹지 말고 먹어라고 신신당부 하신다.

고맙다고 인사하고, 일 주일 분 약을 받아 집에 온다.

 

약을 먹으며 집에서 가만히 생각하니 마지막에 선생님이 하신 말씀이 내내 귓가를 떠나지 않는다.

 

다음 병원가는날, 또 일찍 나선다.

아직도 노래방앞은 불편하다.  주머니에 부적은 그대로 잘 챙기고, 약도 오늘 점심까지 약을 미리 떼서 주머니에 잘 챙긴다.

 

치료 수순은 동일하다.

 

그런데 치료 시간에 교수님이 한 마디씩 툭툭~~ 던지면 가슴이 쿵쿵~~ 내려 앉는다.

왜이럴까...

....저...선생님이 말씀을 하시면 제 심장이 쿵쿵 내려 앉는거 같아요....

그래요^^..?? 어떤 말이요..???

방금 하신 말씀이랑, 저 번에 하신 말씀이랑....

^^...그렇군요.  그럼 애써서 생각지 마시구요, 생각나면 한 번씩 해보세요^^

 

또 일주일 분 약을 받아온다.

 

친구놈들이 전화가 왔다.

 

야~` 요즘 몸 좀 괜찮냐??

응^^

그럼 차나 한 잔 하자... 찻집알지?? 거기서 만나서 음료수나 한 잔 하자^^...

그래...

 

기분좋게 준비하고, 집을 나선다.

마음도 차분하다.

이런 기분이 얼마만인가... 생각하며, 찻집을 향한다.  거의 다 왔다. 

조금만 더 가면 친구들이 있구나...생각하는데, 갑자기 또 공포가 엄습한다.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머릿속이 하~~얘진다.

심장은 터질 듯하다.  아무 생각이 안난다.  전화기를 꺼내 친구놈에게 전화를 눌러는데 손이 떨려서 전화가 안된다.

아~~ 맞다...교수님 전화 번호를 찾는다.

 

...저에요...지금 죽을것 같아요~~헉헉~~ 죽겠다구요...엉엉~~ 119 불러야겠어요...

걱정마세요^^...공황으로 죽은 사람 아무도 없습니다.  지금 어디시죠??

..치...친구 만나러 차...찻집에 가는데 다왔어요....그런데...지금...죽겠다구요...숨도 못쉬겟고...손도...떨리고.....

그래요...혹시 아침에 드시는 약이 한 봉지 있나요??

약은 하루분을 넣고 다니는데, 지금은 저녁약까지 먹어서 없어요....헉헉~~~

네...그럼 일단 친구분에게 전화해서요, 도움을 받아서 댁에 가셔서 아침 약을 한 봉지 드시고, 방에 계시면 차츰 가라앉습니다.  자꾸119부를필요 없어요.^^...제가 있잖아요.  저 믿고, 그대로 하시고, 나중에 또 전화주세요..???!!!

네....

 

친구놈들이 집 앞까지 데려다주며 연신 묻는다..

괜찮냐?? 병원안가도 되??

응...괜찮아...고맙다...

고맙긴..친구간에 고마운게 어딨냐...집에가서 푹 쉬어라...

 

집에 오자마자 아침약 한 봉을 덜덜 떨며 먹는다.

그리곤 방에 들어눕는다.  한 30여분 지나니 진짜 가라 앉는다.

약도 먹는데 왜 이러지...약이 모자란가...?? 오만 생각이 다든다.

 

다음 치료날이다.  역시 준비는 일찍한다.  부적도 잘 챙기고, 약은 이제 하루분하고, 아침약 한봉을 더 챙긴다.

 

병원에서 교수님께 묻는다.

약을 먹는데도 왜 그러죠??

^^...저 번 치료 시간을 잘 생각해보세요...저 번에 제가 무슨말했을 때 맘이 안 편했죠??

아~~네~~맞아요...교수님은 무슨 점쟁이 같아요..^^...근데 그게 무슨 상관이죠..???

그게 본인의 내면 깊숙히 자리잡은 무의식을 제가 건드린겁니다,  그게 주 핵심이거든요...

.............

지금도 기분이 안좋아요...??

...네...약간......아....왠지 눈물이....하면서 눈물을 흘려버린다.

교수님은 아무말 없이 티슈를 뽑아준다.  훌쩍훌쩍 울다가 나중엔 꺼이꺼이 운다.

...제가...엉엉.....그런...삶을...엉엉......

다울고나자, 다시 전혀 다른 말을 하신다.

때론 하하~~하고 웃기도 한다.

이렇게 주고받고 하다보니 또 한시간이 훌쩍이다.

 

자...오늘은 약을 조금 더 씁시다... 갈수록 본인이 힘들어 지실건데 우선은 약물로 잡는게 중요하거든요...

네....

추가된 약 이름과, 용량을 또 적어주신다.  그리곤 힘들 대, 연락하시라는 말도 잊지 않어신다.

 

일주일을 방에서만 보낸다.

부모님 눈초리가 심상찮다,  특히 아버님이 더하다.

방에 있는데, 무슨 군홨발 소리가 쿵쿵~~들리더니, 무슨 제복을 입은 사람들이 들어와서 아무게씨?? 네?? 하니

바로 잡아다가 묶어버린다. 

이거놔요~~ 왜이래요~~

아무리 고함질러도 입까지 틀어막고, 차에 싣구는 어디론가 간다.

도착하니 병원이다.  알고보니 아버지가 불렀다.

좀 있으니 교수님이 헐떡이며 오신다.

 

아니 이게 무슨일입니까?? 빨리 푸세요~!! 이거 참...누가 이런겁니까???...그러자 아버지가 나선다.

요즘 애가 병원 다니면서 더 안좋아졌어요.  입원 좀 시켜서 치료 시킵시다.

이것보세요 아버님~!! 아드님 병은 입원해서도, 입원할 수도 없는 병입니다.  아시겠어요?? 다짜고짜 이렇게 데려오면 이걸 어떻게 합니까??

....흑흑....나 지금 죽겠어요~~엉엉~~ 빨리 좀 풀어주세요~~ 교수님께 통사정을한다.

그러자 풀리고, 또 병원에 들어가서 주사를 맞고, 집에 왔다.  그리곤 잤다.

부모가 원수같다. 

아버지는 왜 제 의견은 들어보지도 않고~~....하면서 고함을 버럭~내지른다.

미안하다...아버지는 빨리 낫게 할 욕심에...미안하다...하신다.

몰라요~~ 하면서 방문을 쾅~~!!! 하고 닫고 들어가서 교수님께 울면서 전화한다.

교수님이 그래도 자상하게 위로와 이해를 시키신다.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다.

 

병원가는날은 무슨 데이트하러 가는날 같다.

아침일찍 일어나서 콧노래 부르며, 준비한다.

거울도보고, 옷도 골르고, 향수도 뿌리고....

 

그렇게 하다보니 어느듯 2년이 지났다.  이제 교수님이 아니라 친구요, 삼촌같다.

 

그런데 오늘은 마음이 울적하다.

한 달 전부터 말씀하신 치료 마지막 날이기 때문이다.  교수님과 헤어진다니...

병원을 가는내내 침통하다.

 

자...오늘은 지난 시간을 정리를 한 번 해봅시다...하시는데,

미워요~~밉다구요~~ 이렇게 헤어질 거 왜...하면서 결국 눈물이 난다.

헤어지는게 아니구요, 마음속에 저는 항상 있습니다.  지난 시간까지 제가 가져가는 건 아니잖아요??!! 또한 언제든지 이 곳만 오면 제가 있습니다. 

 

그렇게 마지막을 마치고, 교수님이 인지 행동치료란걸 권하신다.

 

그게 뭔가요??

이제 마음은 어느 정도 정리가 됐으니 본격적인 "공황장애" 와 "광장 공포증"에 대해 공부하고, 배우는 겁니다.  적을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죠??  바로 이겁니다.  어때요?? 이게 제일 도움 될거 같은데??

그게 필요한가요??

당연이죠.  물론 100% 다 맞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인지 행동 치료"를 하시면 훨씬 좋아지십니다.  어쩌면 약도 줄이든지, 끊을수도 있구요^^

아...그럼 한 번 해볼게요^^...

네.  그럼 다음 부터는 여기로 가세요.  오늘 접수하시구요^^...

 

하시면서 다른 방과, 또 다른 분 성함을 주신다.

 

인지 행동 치료라.... 다음 시간이 기다려진다.